떡대가 미인가련수가 되는 세계에서 탈출하는 방법

*** 은성 형의 집으로 급히 주치의가 왔다. 거실에서 은성 형과 나는 나란히 소파에 앉아 치료 받았다. “광견병이나 다른 질병은 없다고요? 네. 알겠습니다. 네네. 내일 다시 이야기 하시죠.” 다른 비서들도 모두 은성 형의 집으로 총출동한 가운데 다른 방에서 통화 중인 강비서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대표님 상처는 깊지 않고, 주사 맞았으...

왜, 왜 여기에 은성 형이 있는거지? 심지어, 다 벗고?! 나는 기겁하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반사적으로 내 몸부터 훑었다. 맙소사. 왜 팬티 바람이야! “음...우수씨?” 은성 형이 눈을 깜박이며 아직 다 못 뜬 눈으로 나를 불렀다. “네?! 왜, 형이 왜 여기 계세요?” “아...그게..... 어제 우수씨가 자다가 계속 울고 고함치길래, 또 악몽을 꾸는줄...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우수야.” 은성 형님이 다짜고짜 반말로 내 이름을 부른 순간 나는 몸이 굳으며 생각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가슴이 울컥했다. 지금껏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믿고 의지할 사람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는데 이제야 만났다는 안도감이 내 몸을 마구 흔들어댔다. 지금껏 적당히 부모님한테 혼나고 잔소리 듣...

장연우는 차은성을 라이벌이라 칭했지만 언제나 지는 건 자신이었다. 자신과 차은성과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강 같은 레벨차가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늘 차은성을 질투하고 선망하고 주목했다. 한국대에 떨어진 후 장연우는 자신의 정체성과 마음을 깨닫고 누나와 함께 차은성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을 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매스컴과 기업가들 모임에 부모님을 따라 ...

그 사람의 뒤로 열린 벽장이 보였다. 옷걸이에 정장이 걸려 있었다. 뭐지? “우수님. 말씀 들었습니다. 그건 잠시 내려두시고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아니 저기 전 이 물건만 가져다 드리려고 왔는데요.” “들어가시려면 적절한 의상을 갖추셔야 합니다. 갈아입고 오시죠.” “네?” “프라이빗 파티에 입장하시려면 준비가 필요한 법입니다.” “....” 그럼 최비...

사실 차은성 대표의 집에 온 뒤로 나는 계속해서 꿈을 꿨다. 하지만 오늘처럼 생생한 꿈은 처음이었다. 처음엔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아주 심란한 영화. 나는 누군가에게 무릎 꿇고 빌고 있는데 나면서 내가 아닌 느낌이었다. 꿈속에서도 아, 이건 꿈이구나 싶은 그런. 나는 나인데 내가 그걸 지켜보는 꼴이었다. 나라면 하지 않을 말과 행동을 하며 울며 빌었다....

“우수 어딨어.” “여기 없어. 대체 당신 무슨 짓을 한 거야!” “그건 알 거 없고 우수 어디다 빼돌렸어.” 장영휘도 우수가 더는 안젤로와 같이 있지 않다는 걸 아는 듯했다. “그냥 말도 없이 갔어.” “어디로 간다고 네놈한테 말이라도 했을 거 아냐. 최소한 걔는 신세진 놈에게 먹튀는 안 하는 애니까.” 단정 짓는 장영휘의 말에 안젤로가 발끈했다. “당신...

“지금 무슨 짓이지?” 우리 뒤로 당황한 차은성 대표가 서 있었다. “저희는!” “이건!” 나와 동시에 강비서님이 대답하자 차은성 대표의 미간이 한껏 찌푸려졌다. “제가 쓰러졌는데 숨이 안 쉬어져서 강비서님이 인공호흡 해주셨어요.” 내가 먼저 대답했다. “숨이 안 쉬어졌다고?” 놀란 차은성 대표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괜찮은겁니까?” “네. 비서님 덕분에...

지금 이게 무슨 말이야. 장영휘를.... 제거할 수 있다고? 솔깃한 기분과 충격이 소름이 되어 내 몸에 쫙 퍼졌다. “어, 어떻게?” “장영휘 대표의 사업이 커질수록 내 회사엔 불리하니까요. 최근에 공구만이라는 자의 사업을 모두 인수해서 원래도 서울과 경기의 자금을 쥐고 있던 나락캐시가 전국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 장영휘를 죽이겠다고요...

“헉.” 고층 유리창이 아니라 허리에 닿은 차은성 대표의 손 때문에 나는 숨을 삼켰다. 고작 손바닥이 허리에 좀 닿았다고, 몸이 좀 닿았다고 이렇게 놀라는 게 웃기지만 그간 남자들에게 당해온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위험합니다.” 확실히 위험해 보였다. 차은성 대표의 눈이 맹수처럼 빛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차은성 대표의 가슴을 밀쳤다. 아니, 진...

뭐지. 순간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러나 곧 남자는 우아한 얼굴로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활짝 웃지도, 그렇다고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 아닌 정말 적당하게 그린 듯한 미소였다. “과거에 사업을 처음 시작하신 조부께선 돈을 빌릴 곳이 여의치 않았을 겁니다. 장영휘 대표는 선대부터 집안끼리 사업상 관계를 유지해온 터라 그를 만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순간 머릿 속...

“너... 어, 어떻게....이 시간에....” “가슴이 두근거려서 일을 할 수 있어야 말이지. 이상하게, 딱 이 밤에. 자기가 여기 있을거 같더라고.” 며칠 못 본 사이 더욱 희어진 장영휘가 귀신처럼 붉은 입술을 끌어올려 웃고 있었다. 살이 내린 건지 가뜩이나 퇴폐적인 얼굴이 처연한 미모까지 발산하고 있어서 그 와중에도 나는 충격을 받았다. “너....”...